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황유원 - 논스톱 투 브라질

 

밀크북_2 세상의 모든 최대화, One color | One Size@1 이 왕관이 나는 마음에 드네 - 황유원 시집 (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14)[ 양장 ] 예언자, 민음사 일러스트 모비 딕 슬픔은 날개 달린 것:맥스 포터 장편소설, 문학동네

 

 

 기록적인 강추위를 Joao Joao

 입김으로 녹여 가며 조금씩 써 나가는 아침

 

 기록적인 폭설 속에서 가까스로 발명한 보사노바를 한 줄

 두 줄 튕기며 Rio de Janeiro Rio de Janeiro

 그건 고드름에 찔려 갓 살해된 자의 피가

 고드름을 뜨겁게 녹이려 드는 소리고

 

 아주 추운 날에 먹는 아이스크림처럼 아주 추운 날에만 발명할 수 있는

 아주 간절한 장르, 아주 추운 날이 아니면 굳이 발명할 필요도 없는

 기록적인 폭설 속에 강행하는 아주 기록적인 리듬 속에서

 

 나는 직행한다

 

 기타의 허리가 Copacabana 해변처럼 길게 휘어지고

 그대 목소리, 새 떼처럼 몰려왔다 천천히 몰려가는 동안

 저엄 점 묽어지던 피가 마침내 따뜻한 물이 되어

 찻주전자 위로 찰랑이는 이곳은 어느새 적막한 오후

 Astrud Gillberto는 논스톱으로 영혼에 들어와

 끝없는 해변으로 펼쳐지고

 

 그때마다 논스톱 투 브라질, 펼쳐진 악보는 펄럭인다

 담배 연기보다 은은하고

 담배 연기보다 쉬이 부서지는 물거품 쳐다보며

 시가 연기보다 푹신한 그물에 누워 양 손톱 갈고 있노라면

 그때마다 이루

 말할 수 없이 부드러워지는 세계의 곡선들

 

 잠시 들렀다 가는 휴게소에서 먹는 아주

 뜨거운 우동 한 그릇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우린

 후루룩 후루룩, 아침부터 영혼의 아열대로 직행한다

 시가 연기로 만들어 낸 범선 몇 척 띄워 놓은 바다 앞에 온종일 앉아 잇는 척을 하다

 마침내 직행열차처럼 긴 해안선이 되어

 이제 우린 Bim, Bom Bim, Bim, BomBom

 시도 때도 없이 감행한다

 

 세상의 모든 허황된 노래는 전부 다 우리가 부르며

 Joao Joao, 이제부턴 밤낮으로 드러누워 불러 보는 이름들

 

 이 리듬과 기타 한 대만으로

 우리는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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